StudyDad Loop 제품을 만들며 배운 운영과 설계를 기록합니다.

FamBlend를 중심으로 실제 구현, 운영 메모, GitHub 포트폴리오를 연결해 쌓아가는 StudyDad의 작업 기록입니다.

아빠의기록 5

결국 아이에게 건네고 싶은 말

Volume 01. 나와 아이의 내면이 글들을 쓰기 시작한 건, 아이에게 뭔가 대단한 말을 남기고 싶어서가 아니었다.처음에는 그저 매일 반복되는 집 안의 장면들이 마음에 걸렸다. 숙제 앞에서 지친 아이, 옆에서 함께 날카로워지는 아내, 그 사이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서성이는 나. 부모로서 더 좋은 답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굴고 싶었지만, 사실 나도 자주 몰랐다.그래서 하나씩 적어보기 시작했다.AI 앞에서 정답을 빨리 얻는 것보다 먼저 자기 생각을 세우는 일이 왜 중요한지. 카톡 화면에 남은 몇 줄의 말만으로 아이의 관계 전체를 단정할 수 없다는 것. 아침마다 반복되는 준비물과 시간의 문제 뒤에는 아이의 느슨함뿐 아니라 부모의 불안도 함께 있다는 것. 내가 지쳤을 때 그 피로가 가족에게 어떻게 새..

아이의 속도를 기다리는 일

Volume 01. 나와 아이의 내면얼마 전 저녁, 거실에서 아이가 기타를 치는 소리를 들었다.요즘 아이는 기타에 재미를 붙였다.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코드를 따라 잡아보기도 하고, 같은 부분을 몇 번씩 반복하기도 한다. 아직 소리가 매끄럽지는 않다. 손가락이 줄 위에서 조금 늦게 움직이고, 박자가 어긋나고, 어떤 코드는 눌린 듯 안 눌린 듯 흐릿하게 울린다.그런데 아이는 한 곡을 오래 붙잡기보다, 이 곡을 조금 치다가 어느새 다른 곡을 켜놓고 있다. 방금 전까지 연습하던 곡은 아직 끝까지 가보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영상이 열리고 다른 멜로디가 흘러나온다.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는 한마디 거들고 싶어진다.“그 부분은 이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니야?”“매일 조금씩 연습해야 늘지.”“먼저 하던 곡을 끝까지..

아침마다 무너지는 건 아이의 준비물만이 아니었다

Volume 01. 나와 아이의 내면아침은 우리 집에서 가장 자주 폭발하는 시간이다.출근 준비로 모두가 바쁘다. 정해진 시간 안에 씻고, 밥을 먹고, 교복을 입고, 가방을 챙기고, 집을 나서야 한다. 어른에게도 빠듯한 시간인데, 아이는 그 긴박함과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처럼 보일 때가 있다.“일어나야지.”“이제 씻으러 가.”“가방 챙겼어?”“체육복 넣었어?”“물통은?”“밥 한 숟갈 먹고 옷 입어.”“양치할 때 물고만 있지 말고 닦아.”이 말들이 거의 매일 반복된다.아이의 움직임은 느긋하다. 아침밥을 앞에 두고도 숟가락을 들 생각이 없어 보인다. TV 화면에 눈이 가 있고, 게임 생각이 남아 있고, 해야 할 일들은 어른들의 입에서 하나씩 호명될 때까지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그 옆에서 아내는..

내 자식을 세상에서 가장 잘 안다는 잔인한 착각에 대하여

Volume 01. 나와 아이의 내면늦은 밤, 학원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아들이 방으로 들어가고 난 후, 거실에는 아내와 나 둘만 남았다.식탁 등 아래에서 차를 마시던 아내가 문득 한숨을 내쉬며 조심스럽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여보, 요즘 OO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잘 지내는지 모르겠어. 집에 와서 물어봐도 그냥 다 똑같다고만 하잖아. 우리 애 혹시 겉도는 건 아닐까 걱정돼.”아내의 걱정은 깊고 애틋했다. 하지만 가만히 듣고 있다 보니 한 가지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아내는 지금 자신이 여자아이로 학창 시절을 지나오며 익숙하게 배웠던 관계의 기준으로 중학생 아들의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주 가깝고 촘촘하게 마음을 나누어야 안전하고 괜찮은 친구 관계라고 여기는 엄마의 가이드라인이었다.그 이야기를 들으며..

AI를 정답지처럼 쓰지 않기로 한 이유

Volume 01. 나와 아이의 내면저녁을 먹고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앉은 시간, 우리 집의 풍경은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아직 아이만의 방이 따로 없다 보니 거실은 온 가족의 쉼터이자 아이의 공부방이 된다. 조그만 상 앞에 앉아 노트북으로 챗GPT 창을 띄워놓고 있는 아이. 학교에서 내어준 수행평가 과제를 채우기 위해서다.하지만 곁에서 아이가 자판을 두드리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받아 적는 아이의 손길에 아무런 생기가 없기 때문이다.당장 제출해야 할 숙제 앞에서 마음이 급해진 탓인지, 아이의 질문은 점점 짧고 기능적으로 변해갔다. 화면에 뜨는 텍스트를 자기 말로 다시 생각해보기보다 그대로 옮겨 적는 모습은, 기술을 영리하게 활용한다기보다 숙제의 빈칸을 서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