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2년 뒤 다시 쓰는 인풋과 아웃풋
예전에 "하루 5분, 뇌력 낭비 없애는 루틴"이라는 책을 읽고 쓴 글을 다시 읽었다.
그때 나는 40대 2년 차라고 적어두었다. 그런데 벌써 45살이 되었다. 책을 읽고 느낀 것을 글로 남긴 지 2년이 지났고,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그때 그 책을 읽고 내가 붙잡았던 문장은 이것이었다.
인풋은 반드시 아웃풋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회의를 하든, 인터넷 기사를 읽든, 뉴스를 보든, 책을 읽든, 예능 프로그램을 보든, 무엇인가를 내 안에 넣었다면 반드시 밖으로 꺼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책을 읽고 단순히 "좋았다"에서 끝내지 않으려고 남긴 글이었다.
지금 다시 읽어도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2년이 지난 지금은 조금 더 무겁게 다가온다.
그때는 "앞으로 그렇게 해야겠다"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정말 그렇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돌아온다.
책은 읽은 뒤가 더 중요하다
책을 읽는 것은 인풋이다.
하지만 책장을 덮은 뒤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면 생각보다 빨리 사라진다.
좋은 문장을 만났는데 밑줄만 긋고 끝난다. 고개를 끄덕였는데 며칠 지나면 왜 좋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읽는 동안은 분명 마음이 움직였는데, 생활은 그대로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면 반드시 아웃풋이 있어야 한다.
한 문장을 옮겨 적어도 좋고, 느낀 점을 짧게 남겨도 좋고, 누군가에게 말로 설명해도 좋다. 블로그에 글로 남기면 더 좋다.
책을 읽었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책이 나에게 무엇을 남겼는가다.
인풋만 쌓는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회사에서 컨퍼런스나 세미나를 보내줄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주제로 세션이 이루어지는지, 우리 조직은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그래서 이번 세미나를 통해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 정도는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그다음이 더 중요하다.
무엇을 들었는지에서 끝나면 안 된다.
무엇을 바꿀 것인지, 누구에게 공유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업무에 적용할 것인지까지 나와야 한다.
단순히 "재미있었어요", "별로였어요" 정도로 끝나는 것은 아웃풋이 아니다. 그것은 감상이다. 감상도 필요하지만, 감상만 남으면 삶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인풋은 많았는데 결과가 없다면 결국 소비한 것이다.
책을 읽었는데 내 생각이 바뀌지 않고, 강의를 들었는데 행동이 바뀌지 않고, 회의를 했는데 결정이나 실행이 남지 않는다면 아깝다. 시간을 썼는데 남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때 읽었던 "하루 5분, 뇌력 낭비 없애는 루틴"이 내게 준 메시지도 결국 여기에 가까웠다.
입력만 하지 말고, 반드시 출력하라는 것.
읽고 끝내지 말고, 적고 말하고 적용하라는 것.
50대를 위해 나는 무엇을 남기고 있나
예전 글에는 이런 문장도 있었다.
20대에 쌓아 올린 지식은 30대에 활용하고, 30대에 쌓아 올린 지식은 40대에 활용한다고.
그렇다면 나는 50대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그때는 40대 2년 차라고 적었는데, 지금은 45살이다. 이제는 50대가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막연히 언젠가의 시간이 아니라, 실제로 준비해야 하는 다음 구간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요즘은 질문이 조금 바뀌었다.
"무엇을 더 배울까?"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배운 것 중 무엇을 실제 결과로 만들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인풋을 더 많이 하는 사람보다, 작은 인풋이라도 꾸준히 아웃풋으로 바꾸는 사람이 결국 더 멀리 간다. 아는 것이 많은 사람보다, 아는 것을 자기 언어로 정리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더 단단해진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늘 잘 해온 것은 아니다.
그래서 다시 적는다.
이제는 인풋을 핑계로 시간을 보내지 말고, 아웃풋을 기준으로 인풋을 선택해야 한다.
왜?에서 시작하기
일을 할 때는 항상 "왜?"에서 출발하라고 말해왔다.
이 업무는 어떤 불편함에서 시작되었는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누가 이 결과를 필요로 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
그래야 필요한 정보가 보이고, 협업해야 할 부서가 보이고, 일의 순서가 잡힌다.
그런데 이 질문은 일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일상에서도 필요하다.
왜 이 뉴스가 계속 나오는지.
왜 나는 이 말에 불편함을 느꼈는지.
왜 이 책의 한 문장이 오래 남는지.
왜 어떤 사람은 같은 경험을 하고도 다른 결과를 만드는지.
나는 원래 많은 것에 관심이 큰 편은 아니다. 그냥 지나치는 것이 많다. 그런데 이제는 의식적으로라도 질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심이 생겨서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다 보면 관심이 생기기도 한다.
인풋과 아웃풋의 비율
강의나 설교 말씀을 들을 때는 우선 잘 들어야 한다.
듣는 시간에는 딴짓하지 않는 것이 먼저다. 그때는 인풋이 중심이다. 메모도 너무 많이 하려고 하면 오히려 듣는 것을 놓칠 수 있다.
그래서 듣는 순간에는 인풋 7, 아웃풋 3 정도가 좋다고 생각한다.
핵심 단어, 마음에 걸린 문장, 나에게 적용해야 할 부분 정도만 적는다.
하지만 듣고 난 뒤에는 비율을 바꿔야 한다.
인풋 3, 아웃풋 7.
뇌는 들어온 정보를 계속 써야 일상에서 꺼내 쓸 수 있다. 한 번 듣고 감동받는 것만으로는 오래가지 않는다. 적어보고, 말해보고, 글로 써보고, 실제로 적용해봐야 내 것이 된다.
큰 인풋은 2주 안에 최소 3번 이상 아웃풋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들은 내용을 메모로 정리하기
- 메모를 바탕으로 블로그 글 쓰기
- 누군가에게 말로 전달하기
- 실제 생활이나 업무에 하나라도 적용하기
작은 인풋도 그냥 버리지 않는다.
뉴스에서 본 키워드, 책에서 만난 문장, 사람과 대화하다 떠오른 생각, 설교 말씀 중 마음에 남은 부분, 일하다가 느낀 불편함 같은 것들을 짧게라도 남긴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은 다시 꺼내본다.
작은 메모도 쌓이면 방향이 된다.
행동 하나, 설교 말씀 아웃풋 하기
우선 설교 말씀부터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인풋은 설교 말씀이다.
아웃풋은 네 가지로 잡는다.
- 설교를 들으며 핵심 메모하기
- 메모를 바탕으로 블로그 글 쓰기
- 가족에게 말씀 나누기
- 한 가지라도 생활에 적용하기
말씀을 듣고 "좋았다"에서 끝나면 금방 사라진다.
내 말로 정리하고, 가족과 나누고, 생활에서 적용해야 오래 남는다. 믿음도 결국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 행함이 없는 믿음이 죽은 것처럼, 아웃풋 없는 인풋도 금방 힘을 잃는다.
행동 둘, 책 아웃풋 하기
책도 마찬가지다.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한 권을 읽고 무엇이 남았는지가 중요하다.
우선 이렇게 해보려고 한다.
- 감명 깊은 구절이나 단어 메모하기
- 메모를 기준으로 책 내용을 지인에게 전달하기
- 블로그 글로 정리하기
책을 읽고 나서 전체 내용을 완벽하게 요약하려고 하면 부담이 커진다.
처음에는 한 문장이라도 좋다.
왜 그 문장이 남았는지, 내 상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래서 무엇을 바꿔볼 수 있는지 적으면 된다.
그 정도만 해도 그냥 읽고 지나가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사실 이 글도 그런 아웃풋 중 하나다.
2년 전에는 책을 읽고 바로 남긴 아웃풋이었다면, 지금은 그 아웃풋을 다시 읽고 한 번 더 남기는 아웃풋이다.
"하루 5분, 뇌력 낭비 없애는 루틴"이라는 책 한 권이 그때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2년 뒤의 나에게 다시 질문을 던진 셈이다.
마음의 가림막
예전 글 마지막에는 책에서 기억나는 내용을 하나 적어두었다.
마음의 가림막을 설치하라는 말이었다.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지나치게 진지하고 심각해지지 말 것.
마음은 중립을 지킬 것.
상대의 이야기에 지나치게 몰입하지 말 것.
지금 다시 봐도 필요한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의 말에 더 빨리 반응하게 될 때가 있다. 내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더 잘 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반대로 어떤 말에는 필요 이상으로 마음이 흔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마음의 가림막이 필요하다.
무관심해지자는 뜻은 아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되, 내 중심을 잃지 않는 것.
공감하되, 휩쓸리지 않는 것.
진지하게 듣되, 모든 것을 내 문제처럼 끌어안지 않는 것.
이것도 결국 훈련이다.
다시 시작한다
2년 전 책을 읽고 쓴 글을 다시 읽으면서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그때 적어둔 것을 얼마나 실천했나 생각해보면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글을 남겨두었기 때문에 지금 다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물을 수 있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입력하고 있는가.
그 입력은 어떤 출력으로 이어지고 있는가.
45살이 된 지금,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거창하게 말고 작게.
읽으면 적고, 들으면 말하고, 깨달으면 적용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글로 남긴다.
1년 뒤에 이 글을 다시 읽었을 때, 적어도 "그때보다 조금은 쌓였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인풋을 위한 인풋이 아니라, 아웃풋을 전제로 한 인풋.
이제 다시 그 기준으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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