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내 것으로 만드는 기록 1/7

권고사직 이후 나는 만드는 속도가 이상할 정도로 빨라졌다.
블로그 글을 만들었다. incident RCA 문서를 정리했다. Datadog 운영 가이드도 만들었다. 온보딩 audit 자료도 만들었다. GitHub에는 관련 repo들이 하나씩 늘어났다.
하나씩 보면 다 필요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많이 만들었는데, 내 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문서는 있었다
문서는 있었다.
제목도 있었다.
정리도 되어 있었다.
파일명도 꽤 그럴듯했다.
그런데 막상 누군가에게 설명하려고 하면 말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분명 내가 만든 문서인데, 다시 열어보기 전에는 핵심이 떠오르지 않았다.
처음에는 자료가 너무 많아서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더 정리했다. 폴더를 만들고, 파일명을 맞추고, 요약을 만들고, 다음 할 일을 적었다.
막상 해보니 정리도 또 다른 생산이 되었다.
문서는 남았지만, 생각은 남지 않았다.
내 말로 통과시키지 않았다
그때 알게 됐다.
문제는 AI가 글을 써줬다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읽었다.
검토도 했다.
이렇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고, 발행까지 했다.
그런데 설명하지 않았다.
내 말로 다시 쓰지 않았다.
그 문장을 만든 건 AI였지만, 그 문장을 내 안에서 통과시킨 건 아니었다.
준비처럼 보이는 불안도 있었다
돌아보면 불안도 있었다.
회사에 남은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 만들 수 있을 때 최대한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그 마음이 전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 정리해둘 수 있는 경험이 있었고, 나중에는 지금처럼 차분히 돌아보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다만 준비와 불안은 가끔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준비는 나를 앞으로 가게 하지만, 불안은 나를 계속 생산하게만 만들었다.
새 파일을 만들면 잠깐 안심이 됐다.
새 repo가 생기면 뭔가 쌓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곧 다른 질문이 남았다.
이걸 내가 설명할 수 있나?
이걸 실제로 써먹을 수 있나?
이걸 내 행동으로 바꿨나?
여기서 자주 막혔다.
의료 AI를 보며 다시 생각했다
의료 AI 회사 면접을 준비하면서 본 기준이 있었다.
최종 판단은 의료진이 하는 것이다.
내가 AI로 글을 쓰는 것도 비슷했다.
어떤 문장은 맞고, 어떤 문장은 과하고, 어떤 문장은 내 경험과 다르다.
그걸 구분하지 않으면 글은 남아도 생각은 남지 않는다.
문서를 덮고 말해본다
요즘은 새 글을 만들기 전에 이미 만든 글 하나를 다시 읽어본다.
읽은 뒤 세 줄을 남긴다.
이 글의 핵심 경험은 무엇인가.
내가 실제로 깨달은 것은 무엇인가.
오늘 행동으로 바꿀 것은 무엇인가.
그다음 문서를 덮고 3분 정도 말해본다.
말이 막히면 그 부분은 아직 내 것이 아니었다.
다시 보면 된다.
고치면 된다.
내 말로 바꾸면 된다.
말이 막힌 곳부터 다시 본다
오늘도 글 하나를 다시 읽었다.
처음에는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서를 덮고 설명하려니 중간에서 말이 막혔다.
설명할 수 있어야 준비였더라.
오늘은 말이 막힌 부분을 표시해두었다.
글에서 정리한 생각은 GitHub의 코드와 포트폴리오로 이어지고, 일부는 FamBlend 같은 제품 실험으로 확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