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18일 17시 23분, 자가 생존을 결심하다.
"내가 하고 싶은데로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품고 살고 있고, 조심스레 입 밖으로 꺼내어 놓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입니다.
전 10년차 개발자로 2006년 12월 취직 이후로 회사가 폐업하여 다른 이름으로 둔갑하는 것을 보았고, 결국 회사가 망하기 전에 이직하고, 이직한 회사는 다른 회사와 합병되고, 다시 이직하고, 프리랜서로 전향했다가, 취직하고, 창업까지 회사의 흥망성쇠에 따라 제 자신의 선택이었다고는 하지만 누군가의 기대에,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재직중인 회사의 공동창업자 신분으로 생활을 하던 중에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 "내가 재미있어 하는 게 뭐였지?"
-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뭐지?
-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거야?
이제 제 나이는 30대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한 아내의 남편으로써,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살고 있다 보니, 어느샌가 세월의 흐름 속에 아무렇게나 제 자신을 던져놓고는, 제 스스로를 챙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위 물음들에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겠더군요.
최근 방영한 SBS스페셜 '퇴사하겠습니다' 편을 보면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나이대에 있는 사람들이 10년 후, 20년 후를 생각하여 퇴직을 걱정하고 그 후의 삶을 고민합니다. 뭔가를 시작해야 할 것 같지만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현재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을 뒤로한 채 퇴사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회사 생활이 힘들어도 버텼습니다. 제 자신을 바꿔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가지 의문이 들더군요.
- "왜 이렇게까지 일을 계속하려는 건가?"
결론은 저는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니,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극히 제한적이더군요.
퇴사 의사를 밝히면 현재 저의 상태와 상황이 가진 약점을 공략당합니다.
- "다른 일자리는 알아보고 있어?"
- "쉽지 않을 텐데, 집에서 압박이 장난 아닐 거야"
- "넌 책임질 가족이 있잖아, 괜찮겠어?"
- "한번 쉬기 시작하면 계속 쉬게 될 거야"
- "얼마 챙겨줄게, 계속하는 게 어때?"
이렇게 10년을 굴복당한 체 흘려보냈습니다. 저는 여전히 승자의 미소를 띤 이들의 말에 굴복당한 채로 하루하루를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 20년 후는 어떨까요?
저는 단호해지기로 결심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졌던 회사에 의존하고 사람에 의존하고 돈에 의존했던 삶을 벗어나기로 말입니다.
제 스스로가 살아나갈 수 있는 일을 찾으려고 합니다.
지금 저는 아직까지도 누군가에 의한 강요와 책임, 시선에 자신의 안방을 내어주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한 그들에게, 같은 고민을 하고 힘들어했던 자가 도전하는 일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꿈꿔왔던 삶은 무엇이었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은 거창한 꿈이 생겼습니다.
위 글을 작성한 지 어느새 6년이 흘렀습니다.
회사에 사표를 내고, 3개월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3개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고, 생활을 위해 결국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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